‘응팔’ 속 부모 세대가 겪고 있는 온갖 시행착오가 현재와 오버랩되고 격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맏이에게 치이고 막내에게 양보하느라 늘 뒷전이던 둘째의 설움을 토로하는 덕선에게 동일이 수줍게 건네는 고백, “잘 몰라서 그래.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인데”는 자식들과의 불화를 경험하기 시작했을 지금의 부모 세대, ‘응팔’ 속 청춘들의 심정과 공감합니다.
급변하는 시대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관통하면서도 어떻게든 자식들을 건사하려 했던 부모들의 고뇌는, 여전히 사는 건 팍팍하고 전통적인 가정 모델의 해체가 가속화한 오늘날을 부모로 살아가는 지금의 40대인 우리들을 어루만져주고 있습니다. 어느덧 그 시절 자신의 연배 언저리에 도달한 자식들과 함께 TV 앞에 앉은 ‘응팔’ 세대는 자식들에게 자신의 청춘을 설명해주는 동시에 자신의 부모를 떠올리게 되어 있습니다.
‘응팔’의 ‘내 끝사랑은 가족입니다’인 것 또한 이제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가 있을 ‘응팔’ 세대인 우리들에게 남겨주는 메세지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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