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다음 생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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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도

| 작성일: 2016-11-07 01:54:42 | 조회수: 2847 |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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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마음은 자신이 고달퍼도
늘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고 자식에게 희생하게끔
신이 그렇게 설계를 해 놓았나 봅니다.

오늘처럼 제법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어머니의 암말기 진단 소식에 놀라 황급히
그날 늦은 밤 칼바람을 맞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1층 대기실에 마중을 나오신 어머니...
서로 말없이 같은 방향으로 앉아 말없이
울지도 않은채 같은 곳을 바라보며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의 손을 잡고
30분을 앉아 있다가 병실로 올라갔습니다.

모든 세상이 조용해진듯 적막함이 흘렀고
자리에 누우신 어머니가 이윽코 말씀하십니다.
''헌아 오늘 자고가라''
불을 끄고 간이 침대에 누워 검정색 천정만
바라보고 있노라니 눈물이 나올것 같아
눈을 질끈 감았더니 어머니께서 입을 여십니다.

''헌아 엄마 팔베개 해주지 않을래?''
엄마의 팔에 누워 본적은 있었어도
해주는건 처음이었습니다.

팔베개를 해 드리니 아이처럼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시고는 나즈막히 말씀하십니다
''사람이 정신이 혼미해지면 얼굴은 까먹는단다
근데 냄새는 기억한다네, 오늘 우리아들 냄새기억을 해야겠다''

그말을 듣는순간 마치 맨밥을 입속에 연거퍼
구겨 넣은듯 묵직함과 답답함에 고통스러웠지만
눈물을 참았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이어 가십니다.
''헌아 행여 다음 생애라는게 있다면 말이다
그때도 꼭 엄마 아들로 와줘야한다,
너에게 못해준게 너무 많단다''

숨죽여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대답을 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안할래요....
정말로 다음 생애가 있다면 엄마가 내 딸로
태어났으면 좋겠어,
내가 엄마한테 지금껏 받은거 돌려줘야 하니깐''

그리곤 말없이 어머니를 아이처럼 가슴에 품고
당신께서 저를 안아주셨듯 꼬옥 안고선
우리 모자는 현재상황에 통감하는 슬픈 눈물과
다음 생애만날 기대의 기쁜 눈물을 밤새 흘렸습니다.

그리곤 이듬해 따스한 봄날에 돌아가셨습니다.
슬프지 않습니다.
언젠간 다시만난다는 필연의 약속이 있기에.....

오늘은 말없이 조건없이 사랑하는 이를 꼬옥 안아주는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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